세계 9위봉인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해발 8126m) 정상 등정에 성공했던 부안출신 여성 산악인 고미영(42·코오롱스포츠) 원정 대장이 하산 도중 추락, 사망해 군민들을 안타깝게 하고있다.
고씨는 지난 11일 밤 낭가파르바트 정상에 오른 뒤 베이스캠프(해발 4200m)로 내려오던 중 캠프 2(해발 6200m) 인근 낭떠러지에서 추락했다.
16일(한국시간) 고씨 후원업체인 코오롱스포츠측에 따르면 낭가파르밧을 함께 올랐던 김재수 대장 등 7명으로 구성된 구조대는 이날 오전 7시 해발 4300m의 베이스캠프를 출발, 5시간 40분의 사투 끝에 이날 낮 12시40분 사고 직후 고씨가 발견됐던 메스너 루트 100m 위쪽 부근(해발 5300m)에 도착했다.
구조대는 이곳에서 고씨를 발견했고 이내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발견 당시 고씨는 몸이 눈 속에 3분의 1 가량이 파묻힌 상태여서 구조대원들이 눈을 파헤쳐 시신을 꺼내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구조대는 고씨의 시신을 줄로 묶은 뒤 발견된 수직벽 지점에서 150m 아래쪽에 대기하던 추가 구조대쪽으로 시신을 옮긴다음 현지 세르파 등으로 구성된 2차 구조대가 들것을 이용해 고씨 시신을 4300m에 위치한 베이스캠프로 운구했다.
구조대는 고씨의 시신을 헬기편으로 파키스탄 산악도시 스카루드로 옮겨 현지 병원에서 방부 처리를 한 뒤 항공편을 이용해 한국으로 옮길 예정이다.
시신이 한국에 들어오는 시점에 대해 코오롱스포츠측은 현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유족들은 애초 파키스탄 현지에서 고인의 시신을 화장할 계획이었지만 현지 화장시설이 열악한 점을 참작해 시신에 방부 처리를 한 뒤 한국으로 들여와 화장하기로 코오롱스포츠측과 합의했다.
유족은 고씨의 유골을 부안의 선산에 뿌리고, 나머지 절반은 고인과 히말라야 14좌 최초 완등 경쟁을 벌였던 오은선(43)씨와 11좌 등정 대부분을 함께 했던 김재수 대장에게 부탁해 고인이 오르지 못한 히말라야 8000m 3개봉에 나눠 뿌릴 계획이다.
고인의 분향소는 17일 오후 국립의료원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진다.
세계 9위봉인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해발 8126m) 정상 등정에 성공했던 부안출신 여성 산악인 고미영(42·코오롱스포츠) 원정 대장이 하산 도중 추락, 실종됐다.
소속사인 코오롱 스포츠는 12일 “지난 10일 밤 낭가파르바트 정상에 올랐던 고 대장이 베이스캠프(해발 4200m)로 내려오던 중 캠프 2(해발 6200m) 인근 낭떠러지에서 추락하는 것을 동행한 대원들이 목격했다”며 “고 대장이 현지에서 갑작스런 난기류를 만나 실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 대장이 추락한 계곡의 깊이가 수천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생존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베이스캠프에 있던 김재수 코오롱 산악팀 대장은 KBS와 인터뷰에서 “바위와 설벽 같은 구간이어서 마음의 준비와 각오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 원인은 급격한 체력저하로 추정된다. 고 대장은 정상공략까지 꼬박 15시간을 걸었고, 도중 갑작스런 기상악화로 고립직전에 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구조대책본부를 설치한 코오롱 스포츠는 “현재 파키스탄 정부는 물론 대한산악연맹, 여성산악회, 또 현지에 등정을 위해 베이스캠프에 체류중인 산악인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받아 구조에 나선다는 계획”이라며 “이와 별도로 국내에서 구조단을 꾸려 현지에 급파하는 방법도 현재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고 대장에 몇시간 앞서 낭가파르바트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한 오은선(43·블랙야크) 대장도 철수 일정을 미루고 구조활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고 대장은 오 대장과 함께 세계 여성 산악인 최초 히말라야 14좌(해발 8000m이상) 완등이라는 대기록을 향한 ‘아름다운 경쟁’을 벌여왔다. 낭가파르바트는 고 대장이 정상을 밟았던 11번째 봉우리였다.
농림부 공무원 시절인 지난 1991년 코오롱등산학교로 산악에 입문한 고 대장은 수년 간 국내외 암벽등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국가대표로 활약, 스포츠클라이밍 세계랭킹 5위에까지 올랐었다.
그녀는 지난 2005년 파키스탄 드리피카(6047m) 등정을 계기로 본격적인 고산 등정에 나섰다.
이어 지난 2006년 10월 히말라야 초오유(8201m) 등정에 성공, 본격적인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나선 고 대장은 이듬해 5월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를 정복했다.
2007년과 2008년 히말라야 14좌 중 3개좌의 정상을 밟았던 고 대장은 올해에는 5월부터 마칼루(8463m), 칸첸중가(8686m), 다울라기리(8167m)에 잇따라 올랐다.
고 대장은 낭가파르바트에 이어 연내 가셔브룸 Ⅰ(8126m)과 가셔브룸 Ⅱ(8068m), 안나푸르나(8091m)에 모두 올라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다는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