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원들은 어떤‘돌덩어리’인가
“부안군의회와 부안군의 짜고치는 고스톱이다”
“부안군의회와 부안군은 부안군민들을 물 봉으로 아는가?”
“부안군 행정에 대해 감시 견제 기구인 부안군 의회가 오히려 부안군의 하수인이 되었는가?”
지난 19일과 21일 치러진 부안군의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부안군의회 의원들의 올 상반기 부안군정에 관한 질문과 권익현 부안군수의 답변을 두고, 부안군민들이 분노에 차있다.
지난 19일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치러진 부안군의회의 부안군 군정에 관한 질문은, 오전과 오후 각각 4명씩의 의원이 질문을 벌이고 권익현 군수가 일괄 답변하는 방식으로 치러졌으며, 21일에는 보충질문과 답변순으로 진행된 가운데 이 모두가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부안군민들에게 전해졌다.
이날 생방송을 지켜보던 군민들은, 회의장 즉석에서 일괄 답변에 나서는 권익현 군수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신’이 아니고는 있을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부안군의회의 군정 질문답변은, 대체로 첫날 의원들의 질문을 받고 다음날 의원들의 질문을 면밀히 검토하고 분석한 군수가 세심하게 답변하는게 순서였다.
그러나 이번 군정 질문에서는 권익현 군수가 의원들의 질문이 끝난 30여초 만에 답변서를 들고나와 답변에 나섰다.
이에 방청 또는 인터넷 생방송을 시청하던 군민들에게 “군정 질문에 앞서 군의원들의 질문서가 미리 행정에 전달되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신’이 아니고서야 8명 군의원의 질문이 끝난 30여초만에 권익현 군수가 미리 준비된 인쇄물을 들고나와 답변에 나설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 군의원들과 권익현 군수 간 질문과 답변이 조율됐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부안군민을 기만하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이들 의원들에게 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라고 군의회에 보내준 유권자인 군민들만 바보가 된 셈이다.
사정을 잘 모르는 일부 군민들은 “군의원들의 질문을 받고 다음날 답변하는 것이나, 질문을 미리 받아 답변을 준비한 다음 즉석에서 답변하는 것이나 뭐가 다르겠느냐”고 반론 할수 있으나 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부안군의회 의원들의 행정에 관한 질문 대부분이 부안군 행정의 정책에 대해 궁금하거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묻는 것이다.
그런만큼, 질문서를 미리 행정에 전달할 경우, 답변하기 곤란하거나 군민들에게 알려져서는 안 될 행정업무와 정책에 대해서는 사전 조율로 ‘빼고 넣고’가 가능함에 따라 부안군민만 바보취급 당하기 때문이다.
오래전, 이들 선배 군의원들은, 질문내용을 사전 파악하려는 부안군 공무원들의 성화에 입장이 곤란해 피해 다니기 일쑤였다. 어떤 의원은 저녁 늦게 ‘집 앞에서 공무원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에 군정 질문답변 또는 행정사무 감사 전날,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숙박업소에서 묵었던 적도 있을만큼 ‘예산결산’도 중요하지만 ‘군정 질문답변’과 ‘행정사무 감사’도 중요한게다.
더욱 가관인 것은 ‘보충 질문답변’ 시간이었다.
지난 21일 마련된 보충질문 답변에서는 단 한명의 의원도 보충질의에 나서는 의원이 없어 단 1분여만에 회의가 끝났다. 지난 19일 8명의 의원이 모두 2시간 51분 30여초에 걸쳐 수십여 가지의 질문을 던졌고, 이에대해 권익현 군수가 이미 만들어진 원고를 들고 58분 5초 정도에 걸쳐 일괄 답변에 나섰지만 이에 대해 보충적으로 질문할 내용이 단 한 건도 없었다는건 8명의 의원이 권익현 군수의 답변이 100% 완벽했다고 이해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어찌보면, ‘신’들이 모여 회의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짜고치는 고스톱판’이 아니고서는 이처럼 완벽할수 없었다”는게 군민들의 군의회 방청 또는 생방송 시청 소감이다.
의원 한사람 한사람이 지역구가 다르고, 의회는 의원 각각이 하나의 기구 인만큼 모두 같은 행동을 할수 없는데도 제8대 부안군의회는 8명의 의원이 한사람처럼 행동함으로써 부안군민들을 실망케 하고 있다. “이럴거면 부안군의회 의원은 한사람이면 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럴테면, 지진으로 인한 비상시기에 군민 피해를 파악하고 살펴야 할 바쁜 시간인 만큼 굳이 군수와 군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군정질문’ 회의를 열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서면으로 질문하고 서면으로 답변을 받으면 되는 것을 말이다.
이번 부안군의회의 2024 상반기 군정 질문답변을 보면서 군의원 모두가 군수의 하수인을 자처하는 꼴이어서 씁쓸하기만 하다.
부안군의회 의원 모두가 ‘돌덩어리’ 아니겠는가.
‘돌덩어리’는 어떻게 쓰이냐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같은 ‘돌덩어리’라도 쓰임에 따라 ‘초석’이 되기도 하고 ‘암초’가 되기도 한다.
부안군의회 의원 자신이 부안군 발전의 ‘초석’인지 ‘암초’인지 어떤 ‘돌’인지 뒤돌아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