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선거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통령선거는 국가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대한 선택의 순간이다. 후보들은 저마다 ‘국민’을 외치며 표심을 얻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유권자들은 한 장의 투표용지를 들고 투표소 앞에 선다. 그러나 질문해보자. 우리는 과연 얼마나 진지하게 그 한 표를 행사하고 있는가? ‘찍었다’라는 말의 가벼움을 아는가. 우리 일상에서 흔히 듣는 말이 있다. “누굴 찍었어?” 이 표현 속에는 선택의 무게보다는 감정적, 혹은 단순한 기호에 따른 투표가 담겨 있는 듯하다. 정당의 정책을 꼼꼼히 비교하고, 후보의 자질과 도덕성을 냉정히 따져본 뒤 내린 결정이라기보다는, ‘좋아 보여서’, ‘덜 싫어서’, 또는 ‘그냥’이라는 이유가 더 많지는 않았는가. 민주주의는 절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제대로 된 결과는 성숙한 유권자의 판단에서 비롯된다. 투표는 권리이자 책임이며, 결국 그 결과는 우리가 모두 감당해야 할 몫이다. 정보의 시대, 무지의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정보가 넘치는 시대다. 정책 공약집, 방송 토론, 언론 보도, 각종 비교 분석 자료는 쉽게 손에 닿는다. 과거처럼 ‘몰라서 못 고른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편향이 문제다.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나 자극적인 이슈에 휘둘리는 대신, 각 후보의 정책 비전과 실현 가능성을 냉정히 살펴야 한다. 유권자는 소비자가 아니다. 대통령은 인기 투표로 뽑는 연예인이 아니다. 어떤 국가를 원하는가, 어떤 사회를 꿈꾸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 없이 던지는 표는 결국 우리 삶의 질을 후퇴시키는 선택이 된다. 유권자의 눈은 현재를 넘어 미래를 향해야 한다. 세금, 일자리, 교육, 기후 위기, 지역 불균형, 고령화 사회 등의 문제는 단순히 한 세대만의 것이 아니다. 정치의 혜택은 자주 느껴지지 않지만, 그 피해는 세대를 가로질러 깊게 남는다. 내가 아닌 우리, 오늘이 아닌 내일을 생각하며 투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치는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 정치인을 뽑은 건 유권자였다. 변화는 위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깨어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이 모일 때, 비로소 정치도 바뀐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뽑은 대통령과 함께 5년을 살아간다. 대통령은 ‘선출된 권력’이다. 그 권력의 원천은 바로 국민이다. 그리고 국민은 유권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다할 때만이 정치에 책임을 물을 자격이 있다. 뽑아놓고 불평만 하는 자세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다가오는 선거일, 그 하루가 우리의 미래 5년을 결정짓는다. 선거는 정치인만의 축제가 아니다.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공이다. 진지한 고민과 책임감 있는 선택만이 더 나은 나라를 만드는 시작이 될 수 있다. 투표는 권리이자 의무이며, 무엇보다 우리가 모두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다. 그 한 표를, 진심으로 행사하자.
최종편집: 2025-06-03 18: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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