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읍 해뜰마루 풋볼장과 농구장이 각종 행사로 잇따라 사용되면서 주 이용자인 청소년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평일에는 50~60명, 주말이면 200명 안팎의 청소년들이 축구와 농구를 즐기며 우정을 다지는 이 공간이 최근 잦은 어른들의 행사로 인해 사실상 ‘출입 제한 구역’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뜰마루 풋볼장과 농구장은 부안군이 청소년들의 건전한 여가활동을 위해 조성한 대표적 체육시설이다. 그러나 봄·가을철 각 기관과 단체의 각종 축제, 캠페인, 행사 등이 잇따르면서 주말마다 천막과 무대가 설치되고, 장비 반입으로 청소년들의 접근이 차단되고 있다. 준비와 철수 기간까지 합치면 길게는 일주일 가까이 시설 이용이 어렵다는 게 청소년들과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한 주민은 “아이들이 주말마다 운동장 근처를 맴돌며 발길을 돌리고 있다”며 “청소년들을 위해 만든 공간이 어른들의 편의로 계속 점령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행사 후 관리 문제도 심각하다. 일부 행사는 쓰레기 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운동장 주변이 음식물과 폐기물로 뒤덮이기도 한다. 음수대에는 음료 컵과 음식물 찌꺼기가 방치돼 악취가 나고, 행사 중 천막 고정용 드릴 작업으로 콘크리트 바닥이 훼손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역 이벤트업체는 천막 철수 후 시멘트로 구멍을 메우는 등 보수를 하지만, 외부업체는 대부분 그냥 떠나버려 시설 훼손이 누적되고 있다.
문제는 대체 공간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뜰마루 운동장을 고집한다는 점이다. 해뜰마루 인근에는 도보 5분 거리(약 300m)에 무대와 넓은 잔디광장, 345면 규모의 주차장을 갖춘 ‘자연마당’이 마련돼 있다. 청소년들의 주 이용시설인 해뜰마루 운동장(주차면 32면)에 비해 10배 이상 넓은 공간이지만, 다수 기관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기존 장소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해뜰마루에서 진행돼 청소년들의 불편 민원이 집중됐던 ‘국화축제’도 올해부터는 자연마당으로 옮겨 개최됐다.
부안군 관계자는 “청소년들의 이용 불편을 인지하고 있으며, 행사 주최 측에 대체 장소 이용을 권고하고 있다”며 “청소년 전용공간의 활용 취지를 살리기 위한 관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신체활동 공간이 단순한 체육시설을 넘어 정신건강과 사회성 발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부안지역 한 고등학생은 “청소년들은 학교와 가정 사이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쉼터로 운동장을 찾는다”며 “이 공간이 계속 제한된다면 정서적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해뜰마루 풋볼장과 농구장은 부안군이 학교폭력 예방과 청소년들의 건전한 놀이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설치한 공간으로, 개장 이후 지역 청소년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행사 사용으로 인해 ‘청소년 전용공간’의 본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행정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