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개발 과정에서 반복돼 온 부안 소외의 현실 속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 지역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우리 고장 부안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군내 20여 개 사회단체가 뜻을 모아 시작한 ‘새만금 RE100 국가산단 범군민 부안유치운동’, 이른바 ‘알부유’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 간절한 움직임이 군민 전체의 공감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일부 군민과 정치권의 무관심, 냉소적인 반응 속에서 알부유 운동은 순탄치 않은 길을 걷고 있다. 35년 전을 돌아보면,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라는 결과가 불을 보듯 뻔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안은 새만금 간척사업을 위해 큰 희생을 감내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개발 국면에서 부안은 처절할 만큼 소외되어 왔다. 이제 남은 거의 유일한 기회가 바로 새만금 RE100 국가산단의 부안 유치임에도, 지역사회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부안에서 말깨나 한다는 이들의 냉소적인 태도를 접할 때면, 과연 이들이 ‘부안 사람’이 맞는지 서운함마저 든다. 누가 시킨 일도 아니다. 후대에 욕먹는 선대가 되지 않기 위해, 일부 사회단체장들은 지난해 12월 초부터 자신의 시간과 비용을 쪼개 릴레이 1인 시위와 길거리 서명, 읍내 상가와 읍·면을 돌며 서명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60대 이하에서는 아예 관심조차 없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일부 지역 정치인들마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들의 의지를 꺾고 있다. 부안의 미래를 누구보다 고민해야 할 이들의 이러한 모습 앞에서는 말문이 막힌다. 거리 캠페인에서 서명 요청을 피해 도망치듯 지나가는 50대 이하의 모습은 그나마 이해해 보려 한다. 하지만 지역경제가 살아야 함께 살 수 있는 일부 시장 상인들, 평소 부안을 가장 사랑하는 듯 침을 튀기며 말하던 동네 정치인들마저 유치위원들을 ‘잡상인 대하듯’ 서명운동을 외면하는 모습은 사회단체장들의 마음을 깊이 아프게 한다. “시장 살리는 일이라면 몰라도 이런 건 서명 안 합니다”라며 단호히 거절하는 상인이 있는가 하면, “부안 사람이 아닙니다”라며 귀찮다는 듯 고개를 젓는 이도 있다. 심지어 나중에 알고 보니 지역 정당의 면지역 책임자여서 더욱 실망감을 주었다. 설령 서명이 귀찮았다고 해도, 이런 냉랭한 태도는 지나치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운동을 지탱해 주는 이들이 있다. “부안을 살리는 일이잖아요”라며 몰려와 서명하고 응원의 말을 남기는 학생들, 택시를 타고 가다 캠페인을 보고 되돌아와 서명하고 가는 70대 할머니, “좋은 자리는 다 빼앗기고 이제 와서야 이런 운동을 하느냐”고 호통을 치는 할아버지, 경로당 인명부를 들고 와 한꺼번에 서명해 달라던 할머니까지. 이런 분들 덕분에 사회단체장들은 쉽게 지치지 않는다. 그 영향일까. 알부유 운동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의 새만금 기본계획 재검토 지시가 내려졌고, 전북 정치권도 RE100 국가산단 새만금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가운 변화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험난하다. 경기도는 물론 전남과 경북까지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새만금 안에서도 군산과 김제 또한 욕심을 내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부안은 하나로 뭉쳐야 한다.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우리 고장을 RE100 국가산단이라는 기회로 다시 일으켜 세우자는 데 반대할 이유도, 반대할 명분도 없지 않은가. 무관심은 선택지가 아니다. 우리가 하나로 뭉칠 때 그 힘은 그 어느 누구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그 단순한 진리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다. 부안을 살릴 마지막 기회는 지금, 바로 우리 앞에 있다.
최종편집: 2026-04-26 00: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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