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문화재단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된 정대경 전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을 둘러싸고 문화예술계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와 관련해 책임이 있는 인사를 지역 공공문화기관 수장에 앉혔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인사 적절성 논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문학인 일동’은 지난 25일 부안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대표이사 임명 철회와 부안군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국가범죄”라며 “당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인물이 공공 문화기관의 책임자로 임명된 것은 지역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문학인들은 정 대표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5기 위원으로 활동하던 시기 정부의 문화예술 지원 배제 과정이 이뤄졌다고 지적하며, 블랙리스트 실행을 사실상 묵인·방조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책임심의위원 선정과 문예기금 공모사업, 소외계층 문화사업 등에서 특정 예술인들이 배제된 과정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당시 수많은 예술인들이 창작 현장에서 밀려나고 생계까지 위협받았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며 “공공 문화기관은 표현의 자유와 예술의 독립성을 지켜야 할 곳인데, 오히려 블랙리스트 논란 당사자가 기관장이 된 현실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부안군의 인사 결정 과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지역 문화의 공공성과 상징성을 고려했다면 최소한 문화예술계와 군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했어야 한다”며 “결국 이번 인사는 문화행정보다 정치적 판단이 우선된 결과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참석자들은 이번 인선을 두고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사실상 알박기 인사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며 권익현 군정의 인사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반면 정 대표이사 측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법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며, 당시 제도 개선과 갈등 완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화예술계에서는 법적 책임 여부와 별개로 공공기관 책임자에게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인들 사이에서도 이번 인선을 둘러싼 찬반 의견이 엇갈리면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편집: 2026-06-03 13: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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