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 사전선거일이고 본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부안의 정치판이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후보들은 군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뛰고 있지만, 선거판 주변에서는 후보보다 더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상대 후보를 압박하고, 여론을 만들고, 때로는 판 자체를 설계하려 한다.
선거는 원래 군민이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선거판을 바라보면 군민보다 일부 정치세력과 정치 주변인들이 판을 짜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치에는 정치인과 정치꾼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둘 다 정치에 참여하고 선거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정치인은 주민의 삶을 고민한다. 지역의 미래를 생각하고 군민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한다. 자신의 유불리보다 지역발전을 먼저 생각하며 때로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원칙을 지킨다. 선거는 목적이 아니라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정치꾼은 선거 자체가 목적이다. 누가 당선되느냐보다 자신이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하느냐에 더 관심이 많다. 지역의 미래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이해관계를 우선한다. 명분보다 계산이 앞서고 신념보다 유불리가 중요하다.
정치인은 사람을 모으지만 정치꾼은 줄을 세운다.
정치인은 군민의 의견을 듣고 설득한다. 그러나 정치꾼은 편을 가르고 상대를 공격하며 세력을 규합하는 데 능하다. 정치인은 지역의 화합을 고민하지만 정치꾼은 갈등을 이용한다. 갈등이 커질수록 자신의 존재감도 커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선거가 끝난 뒤를 생각하지만 정치꾼은 선거가 끝나는 순간까지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누가 당선되든 부안은 하나의 공동체다. 선거가 끝나면 함께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정치인은 선거 과정에서도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잃지 않는다. 그러나 정치꾼은 승리만을 위해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지역사회를 둘로 갈라놓는다. 선거가 끝난 뒤 남는 상처에는 관심이 없다.
지금 부안의 정치판을 보며 군민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은 보이지 않고, 누가 누구를 밀고 누가 누구와 손을 잡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만 넘쳐난다. 지역발전을 위한 논쟁보다 정치공학적 계산이 더 많이 들린다.
군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누가 진정으로 부안을 걱정하는 정치인인지, 누가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정치꾼인지를 알고 있다. 선거 때마다 판을 짜려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여론을 움직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결국 투표장으로 향하는 것은 군민들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지역을 발전시킨 것은 정치꾼이 아니라 정치인이었다. 정치꾼은 선거판을 흔들 수는 있어도 지역의 미래를 만들 수는 없다. 지역의 미래는 군민을 바라보는 정치인들의 책임감과 실천에서 만들어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안군민들이 선택해야 할 것은 단순히 후보 한 사람이 아니다. 정치인을 선택할 것인가, 정치꾼들이 만들어 놓은 판에 휘둘릴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다.
선거는 누군가가 짜는 판이 아니라 군민이 만드는 역사다. 그리고 그 역사는 정치꾼이 아니라 정치인이 주인공이 될 때 비로소 지역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