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피싱 범죄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어색한 말투나 허술한 시나리오로 의심을 살 만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피해자의 직업과 생활환경, 심리 상태까지 치밀하게 분석해 접근하는 `맞춤형·지능형 범죄`로 진화하고 있다. 더 이상 특정 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방심하는 순간 피싱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최근 나타난 대표적인 신종 수법 가운데 하나는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를 사칭한 이른바 `노쇼(No-Show) 사기`다. 특히 조달계약 개찰 결과가 발표된 직후를 노려 발주기관 담당자를 사칭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범인들은 최종 낙찰업체에 연락해 공사에 필요한 물품을 대신 주문해 달라거나 특정 업체와 거래를 유도하며 금전을 편취한다. 조달청의 예방대책까지 우회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러 관련 업계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또 다른 수법은 아르바이트생을 이용한 간접 기망이다. 범인들은 중고거래 플랫폼 등을 통해 일일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 뒤 공공기관 직원을 사칭해 세탁업체 등 사업장을 방문하게 한다. 견적서 등 기본 정보를 확보한 뒤 해당 업체를 상대로 살균기나 각종 장비를 대신 구매해 달라고 요구하는 방식이다. 실제 사람이 방문했다는 점 때문에 피해자들이 쉽게 의심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사례다.
가짜 웹사이트를 활용한 범죄도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검찰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한 범인들은 "등기우편을 직접 받을 수 없으니 온라인으로 사건을 확인하라"며 공식 사이트와 매우 흡사한 인터넷 주소로 접속을 유도한다. 피해자가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위조된 영장이나 공문서를 보여주며 심리적 압박을 가한 뒤 보이스피싱 범죄로 이어간다.
사회 초년생을 노린 보험금 환급 사기도 대표적인 신종 수법이다. 미성년자 시절 가입한 어린이보험의 만기 환급금이 발생했다며 접근한 뒤, 환급 절차를 위해 수수료나 세금을 먼저 납부해야 한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는 방식이다. 환급을 미끼로 한 `선입금 요구`는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이처럼 최근의 피싱 범죄는 피해자가 스스로 믿고 행동하도록 만드는 심리전이 핵심이다. 범인들은 공공기관의 신뢰를 이용하고, 실제 거래 과정과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며 피해자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거래 과정에서 `대리 주문`, `선입금 수수료`, `가상자산 환전` 등을 요구한다면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신뢰할 수 없는 제3의 업체를 통한 거래나 확인되지 않은 사이트 접속 요구도 즉시 중단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나 SNS의 URL은 절대로 클릭해서는 안 된다. 검찰이나 경찰, 금융기관 등 공공기관은 문자메시지나 SNS 링크를 통해 구속영장을 열람하게 하거나 개인정보와 금융정보 입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러한 연락을 받았다면 반드시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번호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피싱 범죄는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강력한 대응책이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즉시 경찰(112)이나 금융감독원(1332)에 신고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 범죄 수법을 미리 알고 경각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상당수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범죄는 끊임없이 진화하지만, 국민의 경계심과 올바른 정보는 그보다 더 강력한 방패가 될 수 있다.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보다 `한 번 더 확인하자`는 작은 습관이 소중한 재산과 일상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예방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