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일 경남 양산에서 한낮기온이 42.5도로 기록됐다.
기상관측 122년 사상 최고치의 기록이다. 유난히도 심했던 습하고 무더운 찜통더위 온열 환자가 늘고 숨조차 제대로 쉴수 없는 환경이기에 편하게 보낼수 있는 공간은 에어컨 켜놓고 방안에서 뒹구는 생활로 이어진다. 기나긴 홀로의 공간 채워지는 것은 TV와 함께하는 공간이었다.
당구 게임에 심취하게 된다.
공의 움직임, 각도, 회전과 거리를 큐대 하나로 자유자재할 수 있는 묘기는 나를 빠져들게 한다.
눈에 띄는 선수가 하나 있다.
스롱 피아비, 캄보디아 국적의 36세 여성이다. 감자 농사를 짓는 가난한 농가에서 3녀중 장녀로 태어나 중학교때 학업을 중단하고 하루 2,500원짜리 농장일을 했기에 온 손톱이 풀물이 들어 새까맣고 피부는 언제나 거칠 수밖에 없었지만 그녀의 순수함에 빠져버린 남자가 있었기에 그들은 2010년 국제결혼을 했다. 충북 청주에서 인쇄소업을 운영하는 김만식이다. 순수하고 털털한 매력의 여자와 깔끔하고 반듯한 남자는 서로의 상반된 매력에 끌려 결혼에 이른 것이다.
1990년생과 1962년생의 28년 차이 만남이었으나 나이 차이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피아비의 자랑이다.
부푼꿈을 안고 한국에 온 피아비.
남편이 홀로 운영하던 작은 인쇄소에 딸린 작은 쪽방에서 시작한, 신혼 기대와는 달랐던 열악한 환경, 스무 살 어린 나이에 말도 통하지 않는 한국으로 시집와서 친구 하나 없는 외로움에 힘겨웠던 한국생활, 외로운 피아비에게 남편은 당구라는 신세계를 열어 주었다. 당구장에 함께 놀러 가 당구 기본자세를 갖추며 연습하던 중 피아비에게 숨겨져있는 소질을 발견하고 개인교습 강사를 부치고 당구장을 설치하여 연습에만 몰두할수 있도록, 식사 설거지 등 일상의 일들은 모두 남편이 하고 피아비는 오로지 당구 연습에만 몰두하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하루 연습시간은 8~9시간, 많을때는 20시간을 큐대와 함께 하니 손은 붓고 몸은 말을 듣지 않을 때 항상 곁을 지켜준 남편.
그는 마침내 영웅이 되었다.
큐 하나로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말하기 시작, 나는 선수다. 나는 여기있다. 나는 무너지지 않는다.
큐를 통해 자신을 찾았고 큐를 통해 세상과 소통한 그를두고 모두가 천재라 부르지만 그는 말한다 “나는 연습 벌레라고 하루 20시간을 멈추지않고 연습한 날도 있다”고.
그는 세계 챔피언이 되었다.
그의 생활 또한 영역이 넓어졌다. 한·캄사랑재단을 설립했고 대한의사협회와 협력하여 고향마을에 의료 봉사를 하고 고향에 학교를 지었으며 IT기업과 협력하여 고향마을에 컴퓨터, 학용품, 의료용품, 장학금까지, 단순한 스포츠 선수가아닌 국가적 상징으로 자리매김하여 캄보디아 대통령은 그녀를 “우리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다. 피아비는 캄보디아라는 작은 나라 이름을 세계 당구계의 중심에 올려놓았다”고 칭찬과 응원을 쏟아 냈다.
그의 할머니는 말했다.
“피아비야 여기있으면 평생 땅만파고 살다가 끝난다. 한국으로 가라. 그리고 너의 뜻을 펴라” 피아비의 운명을 바꾼 예언이었다.
남편 김만식 씨는 말한다.
우리는 아이를 갖지 말자, 나이많은 내가 떠나면 당신은 그 긴 시간을 버텨야한다. 나 떠난후 당신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걸림돌은 만들지말자. 그리고 국적을 바꾸지 말자 훗날 당신의 고국에 가서 봉사하는 것이 옳다. 무엇보다 피아비가 이룬 업적이나 돈은 모두 피아비가 활용할수 있도록 해준 남편의 배려가 오늘을 있게한 동력이 아닌가 싶다.
하나의 영웅이 태어나려면 끊임없는 노력과 주변의 배려가 따라야 한다. 지금 내곁에있는 모든 사람에게 아량을 베푼다면 세상은 더욱 따뜻하고 아름다움으로 번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