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지역에 설치된 투명페트병 무인회수기가 주민들의 자발적인 분리배출을 유도하며 자원순환 정책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가 크게 늘면서 일부 회수기에 주민들이 몰려 장시간 줄을 서거나, 기기가 가득 차 페트병을 넣지 못하고 되돌아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시설 확대와 함께 관리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관련기사 이석기 칼럼> 부안군은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를 확산하고 투명페트병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22년 부안해뜰마루와 모항해수욕장에 무인회수기를 각각 1대씩 시범 설치했다. 라벨을 제거한 깨끗한 투명페트병을 기기에 넣으면 한 병당 10포인트를 적립하고, 2천 포인트 이상이면 현금으로 환급받는 방식이다. 수거된 페트병은 분쇄·세척 등을 거쳐 의류와 부직포 등의 재생원료로 활용된다. 주민 참여도 빠르게 증가했다. 부안군의회 회의록 등에 따르면 2023년 이용자는 2천660명으로 약 195만원의 포인트가 지급됐으며, 2024년에는 이용자가 4천686명으로 늘고 지급 포인트도 729만원으로 증가했다. 부안군은 올해 투명페트병 무인회수기 17대를 운영하고 신규 2대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며, 폐전지·종이팩·투명페트병을 중점 재활용품목으로 지정해 분리수거도 강화할 방침이다. 대한노인회 부안군지회와 협력해 투명페트병을 직접 수거하고 분쇄·재판매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용자 증가에 비해 회수기 운영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주민들의 제보에 따르면 부안군내 17대의 회수기 가운데 11대가 부안읍에 설치돼 있지만, 이 가운데 9대가 라온·오투·미소가애 등 아피트단지 내부에 설치돼 있다. 일반주택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회수기는 해뜰마루와 매창공원 등 2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일반주택 주민들이 이용하는 회수기에는 이용자가 몰려 한 번 사용하기 위해 한 시간 이상 기다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파트단지 내부의 회수기는 상대적으로 이용자가 적은 데 비해 해뜰마루와 매창공원 회수기는 페트병이 가득 차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포인트 적립을 위해 페트병을 대량으로 수집하는 이용자가 늘면서 일반 주민들의 이용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1인 1회 50개’로 제한된 이용 방식도 문제로 꼽힌다. 많은 양의 페트병을 모은 주민은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하고 다시 회수기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주민들은 과거 관리업체가 일주일에 한 차례 정도 페트병을 직접 계량하는 대면수거를 실시했지만 이후 중단되면서 대량 배출에 대한 대안이 사라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파트단지에 설치된 회수기의 이용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아파트단지 측이 회수기 운영에 필요한 전기료 등을 부담하기 때문에 외부 주민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는 설명이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같은 부안군민인데 왜 아파트 안에 설치된 회수기를 이용할 수 없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결국 이제는 단순히 회수기를 몇 대 더 설치할 것인지보다 누가, 어디에서,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기별 이용률과 수거량, 포인트 지급액, 포화 시점 등을 분석해 이용자가 몰리는 지역에 우선적으로 추가설치하고, 회수 주기를 조정하는 등 탄력적인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량 배출자를 위한 별도의 수거체계를 마련하는 방안과 공동주택 회수기의 이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인회수기는 단순한 폐기물 수거시설이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자원순환 정책의 현장이다. 주민 참여가 늘어나는 만큼 시설과 관리체계도 함께 개선돼야 한다. 부안군의 투명페트병 무인회수기 사업이 양적 확대를 넘어 모든 주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자원순환 체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종편집: 2026-10-12 11: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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