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4만 산업용지로 내놓고 R1~R3를 남겨두는 것이 과연 부안의 미래인가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안 확정을 앞두고 부안군민들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단순히 관광레저용지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부안군민들이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명확하다. “이제 관광레저용지에 더 이상 매달리지 말고 국가산업단지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새만금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부안권역은 관광레저와 농생명이라는 이름 아래 개발을 기다려왔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했는가. 관광레저용지에는 민간투자를 통한 대규모 관광개발이라는 청사진이 제시돼 왔지만, 제대로 된 기업 투자와 산업 기반은 만들어지지 못했다. 반면 군산과 김제에는 산업단지가 들어서고 기업이 몰려들면서 일자리와 인구,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산업 기반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안군민들이 내놓은 결론은 단순하다. “관광보다 산업이 필요하다.” “관광시설보다 기업이 필요하다.” “관광단지보다 국가산업단지가 필요하다.” 이것이 지금 부안의 절박한 현실이다. 35년 동안 기다린 관광레저,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관광레저용지는 모두 7.8㎢로 계획돼 있다. 이 가운데 초입지 1.1㎢, 잼버리부지 4.1㎢, 고군산군도 0.7㎢, 신시야미 1.9㎢ 등으로 구성된다. 문제는 이 관광레저용지가 계획대로 개발되지 못했다는 데 있다. 부안군민들이 R1~R4 관광레저용지를 산업용지로 바꿔달라고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광을 반대해서가 아니다.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몰라서도 아니다. 오히려 관광레저용지가 수십 년 동안 제대로 개발되지 못했기 때문에 새로운 돌파구를 요구하는 것이다. 부안군민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장밋빛 관광개발 계획이 아니다. 기업이 들어오고, 공장이 들어오고, 연구시설이 들어오고,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돌아올 수 있는 산업 기반이다. 그것이 바로 국가산업단지다. 그런데 정부가 내놓은 것은 R4 약 142만 평이다 이번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안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그동안 산업용지가 없었던 부안권역에 R4 일원 약 142만 평 규모의 산업용지를 조성하는 방안이다. 수소와 신재생에너지를 연계한 미래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부안군민들이 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수소와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인력이 필요없는 산업으로 부안의 젊은이들이 일할수 있는 곳이 아니다는 것이다.   따라서 142만 평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 주민설명회에서도 부안군민들은 R4만으로는 부족하다며 R1~R4 전체를 산업용지로 확대해 달라고 요구했다.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부안은 겨우 산업의 문턱에 들어서는 수준이고 ‘수소 공장 시설’만 들어서는 수준이다. 반면 군산은 이미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있고, 김제 역시 산업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부안만 또다시 인력이 필요없는 작은 산업용지를 받아놓고 나머지 땅은 관광개발을 기다리라는 것은 지역 현실과 맞지 않는다. 부안군민들이 원하는 것은 ‘산업용지 조금’이 아니다. 부안권역 전체의 산업 지도를 새로 그려달라는 것이다. 관광레저용지 300만 평을 다시 관광으로 묶어둘 것인가 더 큰 문제는 R1~R4 관광레저용지를 그대로 관광이라는 이름 아래 묶어놓을 경우다.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안은 관광레저용지에 대해 향후 개발 여건과 수요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관광에서 산업용지 등으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관광레저용지 안에서도 문화·산업·농업의 융합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고, 민간 개발수요를 고려해 미래 먹거리 산업 혁신지구로 계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한편으로는 토지 이용의 유연성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부안의 입장에서 보면 다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지금 산업용지로 확정하지 못하는가?” “왜 부안군민들이 요구하는 국가산단을 지금 기본계획에 명확하게 담지 못하는가?” 관광레저용지를 일단 그대로 두고 필요하면 나중에 산업용지로 바꿀 수 있다는 방식은 부안군민에게 또다시 기다리라는 말로 들릴 수밖에 없다. 새만금 사업에서 부안이 기다린 세월이 얼마인가. 이미 30년이 넘었다. 그런데 또다시 “수요를 보고”, “여건을 보고”, “기업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산업용지를 확대하겠다고 한다면 부안군민 입장에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나중에 바꿀 수 있다’는 유연성이다 이번 기본계획 변경안은 토지 이용의 유연성을 강조한다. 전략적 유보지는 장래 산업·물류·업무·관광 등의 개발 수요가 발생할 경우 다른 용도로 전환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관광레저용지도 개발 여건과 수요에 따라 산업용지 등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수소산업 거점 조성을 위해 관광레저용지 일부 4.7㎢를 에너지용지로 전환하고, 전략적 유보지 6.0㎢를 임시 활용해 총 1GW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는 방안도 제시돼 있다. 잼버리부지 일부 4.7㎢를 산업연구용지로 전환해 수전해플랜트와 수소발전소 부지를 제공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바로 이 부분 때문에 부안에서는 더욱 세심하게 기본계획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관광레저용지라고 해놓고 나중에 산업이나 에너지 용지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면, 왜 부안군민이 요구하는 산업용지 확대를 처음부터 기본계획에 명확하게 담지 않는가라는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을 두고 정부가 처음부터 ‘꼼수’를 계획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부안군민들이 그렇게 받아들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R4만 산업용지로 먼저 지정하고 R1~R3를 관광레저용지로 남겨놓는다면 더욱 그렇다. “부안을 달래기 위해 R4만 산업용지로 주고, 나머지는 나중에 상황을 봐서 바꾸겠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부안이 원하는 것은 ‘관광을 포기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부안군민들이 관광을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변산반도와 격포, 곰소, 채석강, 내소사 등 부안의 관광자원은 앞으로도 중요한 지역자산이다. 관광산업은 반드시 육성해야 한다. 그러나 새만금 매립지 전체를 관광레저용지라는 이름으로 묶어놓고 민간투자를 기다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관광은 기존 부안의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다. 반면 새만금 매립지는 국가가 계획하고 조성한 대규모 토지다. 이곳에는 국가 차원의 산업정책과 기업 유치 전략이 들어가야 한다. 특히 지금은 RE100과 수소, 이차전지, AI, 첨단제조업 등 산업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새만금 기본계획 자체도 산업연구용지를 37.5㎢로 확대하고 4개 산업거점으로 구성하면서 산업 중심의 개발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부안도 산업의 한 축으로 당당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 부안은 RE100 국가산단을 요구하고 있다 부안이 요구하는 산업단지는 아무 산업단지나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재생에너지 기반 RE100 국가산업단지다. 이 점에서 부안은 오히려 새만금의 미래 산업전략과 잘 맞는다. 정부도 최근 새만금 개발전략에서 부안지역 3산단을 RE100 산단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전북도와 협력해 추진하고, 관광레저용지 일부를 산업용지로 바꿔 수소특화산단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부안군민이 요구하는 R1~R4 전체의 산업화 요구를 단순히 ‘산업용지를 조금 더 달라는 지역 민원’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이는 새만금의 재생에너지를 실제 산업으로 연결하는 국가 전략의 문제다. 서남권 해상풍력, 새만금 수상태양광 등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산업용지와 연결하고, 생산된 전력을 기업에 공급해 RE100 기업을 유치한다면 부안은 새로운 산업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 R4만으로는 부안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다 정부가 R4 약 142만 평을 먼저 개발하고 기업이 들어오는 것을 본 뒤 산업용지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부안 입장에서는 그 논리가 거꾸로다. 기업이 들어올 수 있는 충분한 산업용지가 있어야 기업 유치도 가능하다. 기업 입장에서 수요가 있을 때마다 그때그때 산업용지를 확보하겠다는 방식으로는 대규모 기업을 유치하기 어렵다. 산업단지의 규모와 기반시설, 전력, 용수, 도로, 항만, 정주환경 등이 함께 계획돼야 한다. 따라서 R4를 마중물로 삼는 것에는 동의할 수 있지만, R4가 채워진 뒤에야 R1~R3를 검토하겠다는 식의 접근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부안군민들이 원하는 것은 R4 이후를 기약하는 것이 아니라 R1~R4 전체를 산업화할 수 있는 길을 지금 기본계획에 열어놓으라는 것이다. 관광레저용지를 산업용지로 바꾸는 것이 오히려 새만금의 현실이다 더욱이 이번 기본계획 변경안 자체가 ‘유연한 토지이용’을 강조하고 있다. 관광레저용지는 관광만을 위한 절대적인 용지가 아니다. 개발 여건과 수요에 따라 산업용지 등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이미 길을 열어놓았다.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행정의 결단이다. 부안군민이 30년 넘게 기다려온 관광레저용지를 또다시 민간투자에 맡겨놓을 것인가. 아니면 국가가 책임지고 산업단지를 조성해 기업을 유치하고 청년 일자리를 만들 것인가. 선택의 시간이다. 부안군민의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산업단지다. ‘부안도 산업의 땅’이라는 선언이 필요하다 새만금 기본계획은 단순한 토지이용계획이 아니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새만금의 미래를 결정할 국가의 약속이다. 따라서 이번 기본계획에 부안의 미래를 또다시 ‘관광’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두어서는 안 된다. R4 약 142만 평의 산업용지 조성은 시작이어야 한다. 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부안군민이 요구하는 것은 명확하다. R1~R4 관광레저용지 전체를 산업용지로 확대 전환하라. RE100 국가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라. 수소와 재생에너지, 첨단 제조기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국가가 기반시설을 책임져라. 그리고 필요하다면 관광과 산업이 함께 들어설 수 있는 복합개발 방식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부안군민들이 관광을 싫어해서 산업단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30년 넘게 기다린 관광개발이 현실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는 국가가 책임지는 산업개발을 요구하는 것이다. 부안의 땅을 다시 ‘기다림의 땅’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새만금은 국가사업이다. 부안군민들은 새만금으로 인해 오랫동안 각종 규제와 개발 제한을 감내해왔다. 그 과정에서 부안에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산업단지는 없었다. 대규모 기업도 부족했다. 청년들이 찾아올 일자리도 충분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관광레저용지를 내세워 민간투자를 기다리라고 한다면 부안군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안이 말하는 ‘지역과의 동반성장’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부안도 산업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군산만 산업도시가 되고, 김제만 산업기능을 확대하고, 부안은 관광을 기다리는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새만금의 남측에도 산업의 심장이 뛰어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이 바로 부안 R1~R4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나중에’가 아니라 ‘지금’이다 정부가 R4를 산업용지로 반영한 것은 부안으로서는 분명한 변화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부안군민들은 이미 답을 내놓았다. 관광레저용지 R1~R4 전체를 국가산업단지로 전환하고,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RE100 산업생태계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정부가 정말 새만금의 균형발전을 말한다면 이 요구를 단순한 지역 민원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새만금의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국가적 요구로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기본계획 변경안에 관광레저용지를 향후 산업용지 등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길이 열려 있는 만큼, 굳이 부안군민에게 또다시 수년, 수십 년을 기다리게 할 이유가 없다. 지금 결정하면 된다. R4만이 아니라 R1~R4 전체를 산업화의 길로 열어주면 된다. 관광은 부안의 자연과 문화에서 충분히 살릴 수 있다. 그러나 새만금 매립지에서만 가능한 대규모 국가산업단지의 기회는 지금 놓치면 다시 얻기 어렵다. 부안군민들이 원하는 것은 관광레저용지를 빼앗아 달라는 것이 아니다. 부안의 미래를 위해 더 절실한 용도로 바꿔 달라는 것이다. 그것이 국가산업단지다. 새만금 기본계획이 최종 확정되는 순간까지 정부와 전북도, 부안군은 이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R4만으로 부안을 달래서는 안 된다. R1~R4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부안에도 국가산업단지라는 제대로 된 산업의 뿌리를 내려야 한다. 부안군민들이 원하는 것은 ‘관광을 기다리는 땅’이 아니라 ‘기업이 찾아오는 땅’이다. 30년의 기다림을 끝내고, 이제는 산업으로 답해야 할 때다.  
최종편집: 2026-10-12 11: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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