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연주의 회화의 거장 故 박남재 화백과 우리고장 부안 이세하 작가의 사제동행전인 〈기억의 공명, 선율의 흔적〉이 오는 3월 17일부터 4월 26일까지 순창 옥천골미술관과 섬진강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두 공립미술관이 동시에 개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스승과 제자가 예술적 정신을 공유하며 이어온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 기획전이다. 섬진강미술관에서는 故 박남재 화백의 작품을 중심으로 자연주의 회화의 깊이 있는 세계를 소개하고, 옥천골미술관에서는 우리고장 이세하 작가의 작품과 함께 두 작가의 작품이 서로 공명하는 사제전 공간이 마련된다.
故 박남재 화백은 자연을 단순한 풍경의 재현이 아닌, 살아 있는 존재로 바라보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깊이 있게 탐구해 온 한국 자연주의 회화의 대표적인 작가다.
이처럼 자연의 생명성과 존재의 깊이를 탐구해 온 스승의 예술 세계는 제자인 이세하 작가의 작업에도 중요한 정신적 토대가 됐다.
이세하 작가는 음악적 구조에서 발견되는 하모니를 조형 언어로 변환하여 자연과 생명, 존재의 관계를 탐구하는 회화를 선보여 왔다. 작가는 클래식 음악에서 나타나는 구조와 리듬을 화면 속 조형 요소로 전환하며, 자연과 생명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존재의 질서를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특히 바이올린과 더블베이스 등 현악기의 구조적 요소들은 작가의 화면에서 중요한 조형적 모티프로 등장한다. 예컨대 <노인과 바다> 속 청새치의 형상이 현악기의 브리지와 활의 구조로 변환되는 작품에서는 자연의 생명성과 음악적 구조가 하나의 이미지로 결합된다.
또한 대형 회화 작품에서는 브리지 형태가 반복과 변형을 거듭하며 화면 전체를 구성해, 언뜻 비구상 회화처럼 보이면서도 음악적 리듬과 구조를 내포한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만들어낸다.
이세하 작가의 작품은 음악적 하모니의 구조를 빌려 자연과 생명, 그리고 존재의 관계가 이루는 조화를 탐구하며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적 사유를 제시한다.
이번 전시는 스승과 제자의 예술 세계가 서로 공명하며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자리로, 한국 회화의 정신적 계승과 확장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