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가 협회 대표권과 운영을 둘러싼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협회 회원들과 정상화 대책위원회가 정기총회 절차의 정당성과 협회 운영의 투명성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 회원들과 정상화 대책위원회 소속 회원 30여 명은 지난 6일 신석정 시낭송대회가 열린 부안 석정문학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약 5시간 동안 협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머리띠와 피켓을 들고 “협회는 특정 개인의 것이 아니다”, “협회의 주인은 회원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고유번호증과 협회 공식 통장의 반환·인계, 정기총회 절차에 대한 사실 확인 등을 요구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서는 신석정시낭송협회 고순복 부회장이 협회 정상화를 촉구하며 삭발을 감행해 눈길을 끌었다. 고 회장이 삭발을 시작하자 현장에 함께 있던 회원들이 눈물을 흘리는 등 격앙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번 갈등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지난 2월 7일 부산에서 열린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 정기총회의 적법성 여부다. 정상화 대책위원회 측에 따르면 당시 총회에는 일부 회원이 참석했으며 다수의 위임장이 제출됐다. 그러나 대책위 측은 이 가운데 이미 탈퇴했거나 장기간 협회 활동을 하지 않은 회원,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회원들의 위임장도 포함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원들은 협회 회칙에 따라 회원 자격과 의결권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당시 제출된 위임장 작성자들이 실제 의결권을 가진 회원이었는지, 위임장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작성·제출됐는지를 공개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상화 대책위원회 측은 당시 총회 현장에 직접 참석한 기존 임원 및 회원 11명이 총회 진행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고 반대 의사를 표시했으며, 회칙에 따른 절차를 거쳐 조미숙 회장을 선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와 관련한 협회 내부의 다른 입장과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회원들이 또 하나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부분은 협회의 고유번호증과 공식 회비 통장이다. 정상화 대책위원회는 고(故) 최근익 회장 영면 이후 협회의 고유번호증이 김 모 씨 명의로 변경된 사실이 기존 임원과 회원들에게 뒤늦게 알려졌다며, 명의 변경의 근거와 절차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협회의 공식 회비 통장 역시 특정 개인이 계속 보유·관리할 것이 아니라 정당한 절차를 통해 구성된 집행부에 반환·인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책위는 고유번호증과 협회 통장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회원들이 회비를 납부하고 함께 활동하며 유지해 온 협회의 공식적인 문서와 자산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고유번호증 명의 변경 근거와 절차 공개 ▲고유번호증 반환 및 인계 ▲공식 회비 통장 반환·인계 ▲회비 입출금 및 사용 내역 공개 ▲정기총회 당시 위임장의 의결권 적법성 확인 ▲협회 운영과 대표권의 회칙 및 민주적 절차 준수 등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 과정에서는 시낭송대회 행사장 출입을 둘러싼 마찰도 빚어졌다. 시낭송대회가 진행되던 중 주최 측이 시위 회원들의 행사장 출입을 막기 위해 석정문학관 정문을 잠그면서 한때 시위 회원들이 문을 두드리며 강하게 항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다만 물리적인 충돌 등 불미스러운 상황으로 확대되지는 않았다. 석정문학관은 신석정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작품과 유품 등을 전시·소개하는 공간으로, 신석정 시인의 문학적 가치를 계승하는 상징적인 장소다. 이 때문에 문학을 통해 뜻을 모은 시낭송협회 회원들이 문학관 앞에서 협회 운영 문제를 놓고 집회를 벌이는 상황을 두고 지역 문학계에서도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상화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우리는 특정 개인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며 “신석정 시인의 문학정신을 이어가고 회원들이 함께 만들어 온 협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유번호증과 협회 공식 통장은 어느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며 “협회 정상화를 위해 정당한 절차에 따라 반환·인계돼야 하고, 대표권과 회비 관리 역시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향후 정기총회와 고유번호증 변경 과정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한편, 협회 정상화와 회원들의 권리 회복을 위해 회칙과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는 신석정 시인의 시혼을 기리고 시낭송을 통해 문학과 문화예술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활동해 온 단체다. 문학을 통해 하나가 돼야 할 회원들이 총회 절차와 대표권, 협회 재정 및 운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회칙과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협회의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이날 서림신문 취재진이 신석정 시낭송대회를 연 주최측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행사장 출입을 막는등 접촉을 거부해 이루어지지 못했다.
최종편집: 2026-09-12 07: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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