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눈인사조차 나누지 못한 채 스쳐 지나가는 인연도 있고, 삶의 결을 바꿀 만큼 깊이 스며드는 인연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 상황을 애초에 우리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인연은 계획되지 않고, 계산도 통하지 않는다. 그저 어떤 순간을 기점으로 조용히 내 삶의 궤도 안으로 불쑥 들어온다.인연은 오랜 시간 함께한다고 해서 반드시 깊어지는 것도 아니고 짧은 시간 머물렀다고 해서 가벼운 것도 아니다. 머문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마음에 남긴 온도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그 사람의 말 한마디, 조용히 건넨 배려 하나가 때로는 오랜 상처를 덮고 삶의 방향을 바꾸어 놓는다. 우리가 인연을 쉽게 단정하거나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모든 인연이 아름답게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인연은 오해 속에 멀어지고, 어떤 인연은 각자의 삶의 속도 차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거리를 둔다. 많은 사람들은 여기서 상실감을 느끼지만 떠난 인연까지도 의미 없던 것은 아니다. 지나간 인연이 남긴 흔적은 여전히 나를 성숙시키고 또 다른 만남을 준비시키는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인연의 가치를 미리 규정하려 하지는 말자. 상대가 어떤 역할을 해줄지, 어떤 의미가 될지를 단정한 순간 관계는 방향을 잃는다. 머물러 있는 동안 서로에게 최선을 다한 인연이라면 시간이 지나 잊힐지라도 그때 소중한 경험과 배움이 나를 한 단계 더 충분히 성숙 시켜줄것이다. 흔히 떠나간 인연을 억지로 붙잡아 놓거나 억지로 관계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결국 서로에게 상처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미련은 갖지 말자. 인연을 흔히 ‘우연의 옷을 입은 필연’이라고 표현한다. 예기치 않은 순간에 나타나지만, 돌아보면 꼭 그때 그 자리에 있어야 했던 이유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성숙해질수록 인연을 보는 눈이 깊어진다는 말도 결국 같은 의미다. 만남을 가볍게 흘려보내지 않고, 떠남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인연이고, 누군가에겐 스쳐가는 계절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그 사실을 잊지 않는 일이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단지 관계를 지키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태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인연이 더해지고 흘러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조금씩 더 나은 사람, 더 깊은 사람이 된다.그래서 오늘 만나는 사람, 지금 곁을 스쳐가는 인연에 조금 더 따뜻해질 필요가 있다. 누가 우리 삶을 바꿀지, 어떤 말이 마음을 살릴지, 어떤 순간이 인연의 시작이 될지 나조차도 모른다. 계산적인 인연을 구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의 삶의 빈자리 한쪽을 채웠다고 착각하며 살아갈지도 모른다. 어찌 보면 지금 내 앞에 있는 인연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살아가는게 가장 멋진 필연을 만드는 시작이 아닐까 싶다.
최종편집: 2026-04-25 23: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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